2020년 한국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은 인구 10만명 당 25.7명으로, 하루 36명에 달합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00년 이후 증가해 2009년 최고치(10만명 당 33.8명)를 기록하고 감소세였으나, 2016년 이후로 3년째 다시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에서는 2000년대 자살자 수 감축에 큰 성과를 거둔 유럽 5개국의 솔루션을 통해 정신 건강 증진과 자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봤습니다.

01. 동유럽에 일어난 변화  

2000년대 이후 자살 감축에 큰 성과를 거둔 5개 국가는 모두 유럽 국가들이었다. OECD 국가들의 2000년과 2018년 자살로 인한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가장 비율이 크게 줄어든 상위 5개국은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헝가리, 에스토니아로,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4개국이 모두 동유럽에 위치했다.동유럽 국가들의 자살 감축 비결에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먼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마시는 문화 때문에, 음주 억제 정책이 자살률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벨라루스에서는 음주 규제 캠페인이 진행됐던 1984~1986년 혈중 알코올이 검출된 자살자 비율이 54.2%로 줄어든 바 있다(미검출 자살자는 7.1% 감소). 라트비아는 1998년 음주 규제 프로그램(the State Alcohol Control Program)을 시행해 알코올 소비량과 70%에 달하던 음주 관련 자살률을 낮추기도 했다.동유럽의 경제·사회적 변화도 자살률에 영향을 줬다. 동유럽은 1991년 소련 붕괴로 사회·경제적 전환기를 거치면서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한 아노미 현상이 팽배했고, 동유럽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높은 실업률, 낮은 GDP 등이 자살로 이어졌음이 밝혀졌다. 이후 정세가 안정되고 국민들의 건강 수준과 수명이 증가하면서, 동유럽 국가들은 1960년대 이래로 가장 낮은 자살률을 기록하게 된다. 또한, 자살에 대한 심리사회적 접근이 시작되고, 유럽연합에 편입되면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데이터 축적이 활발해지게 된다.

02. 자살 예방과 정신건강 솔루션  

  • ESRI(Estonian-Swedish Mental Health and Suicidology Institute)

에스토니아의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NGO로, 1993년부터 자살 예방을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연구해왔다.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와 에스토니아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됐으며, 정부 R&D 기관으로 등록돼있다. ESRI는 대학교와 대학원에 자살예방학(Suicidology) 과정을 신설해 관련 전문가를 양성해왔다. 지역에서는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교사와 경찰관 등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했다. 1995년에는 'Lifeline'이란 이름의 위기 센터를 설립, 긴급 상황에 투입될 자원봉사자를 교육하기도 했다. 또한, 대언론 세미나를 통해 자살 보도 준칙을 알리고, 정신건강과 자살에 대한 정부와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기여해왔다. ESRI 설립 이후로, 에스토니아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993년 대비 67% 감소했다.  

  • YAM

13~17세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스웨덴과 미국 학자들이 고안했다. 청소년들은 역할극과 학생 주도 토론을 통해 정신 건강 이슈를 다루면서 문제해결력과 스트레스 대응력을 습득하고 정서지능(Emotion intelligence)을 기를 수 있다. 유럽연합 내 10개국 168개 학교를 선정해 1만 111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작위 실험한 결과(SEYLE), YAM에 참여한 청소년은 새로운 자살 시도 및 심각한 자살 생각이 50% 감소했고, 중증 우울증 사례는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 전 세계 16개국 6만명 청소년이 이용 중이며, 커리큘럼은 14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 SUPREME Project (Suicide Prevention by Internet and Media Based Mental Health Promotion)

대화형 웹사이트와 주요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14~24세 청소년/청년층의 자살을 예방하는 프로젝트로, 2010~2013년 에스토니아, 헝가리, 리투아니아 등 유럽 7개국에서 공동 시행됐다. 웹사이트는 실시간 채팅 서비스와 정신 건강 전문가가 진행하는 토의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청소년은 다양한 정신 건강 관련 콘텐츠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청소년과 청년을 타깃으로 하는 신문, 잡지 등 미디어를 대상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전략과 지켜야할 보도 준칙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7개국 2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효과성 분석 결과, 웹사이트 이용 2/4개월 뒤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등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the Kiskunhalas Program

자살 고위험 도시인 헝가리 키슈쿤헐러시(Kiskunhalas)의 1차 진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행된 우울증 관리 교육 프로그램이다. 5년간 의사들은 4개의 워크숍, 연간 3회의 후속 강의를 들었다. 훈련 기간 동안 지역에는 우울증 치료 클리닉이 신설됐고, 1차 진료 의료진을 위해 정신과 의사들이 제공하는 전화 컨설팅 서비스가 운영됐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후 지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59.7명에서 49.9명으로 16% 감소했으며, 타 지역에서 여성 자살률이 90% 증가할 동안, 해당 지역에서는 34%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지역 내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는 환자의 수 역시 타 지역 대비 크게 증가했다. *Source : Joint Action on Mental Health and Well-being, Suicide in Eastern Europe, OECD s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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