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100대 기업 사회공헌 지형도 : 장애인

데이터 인사이트
2025-04-29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다른 기관과 차별화되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최근 사업 기획 단계부터 임팩트를 고려하는 기관이 늘고 있습니다. 참 반가운 변화입니다. 얼마 전 트리플라잇은 장애인 대상 신규 복지사업을 고민하는 한 기관과 함께 중장기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트리플라잇은 먼저 데이터 분석과 전문가 인터뷰를 거쳐 사각지대 이슈를 진단하고, 유사 기관·사업과의 차별성과 파트너 기관 연계성을 검토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사업 브랜드와 연결되는 임팩트 측정 방법론과 핵심 지표를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사업의 임팩트 확산을 위해,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수립했습니다.

이슈부터 임팩트까지, 임팩트 전략부터 측정-브랜딩-커뮤니케이션까지 통합 지원하는 과정은 트리플라잇에게도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국내외 솔루션들을 수집할 수 있기도 했고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트리플라잇이 검토했던 장애인 복지 향상 솔루션 중 국내 기업 사회공헌 관련 데이터*를 일부 공유합니다. 장애인 복지사업 방향을 고민하는 기관 및 실무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트리플라잇이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2023-2024 지속가능성보고서, 기업 공식 웹사이트 및 SNS, 관련 보도 등을 토대로 구축한 ‘100대 기업 사회공헌 DB’에서 핵심 대상이 ‘장애인’인 약 240건을 분석한 것임

100대 기업 사회공헌, 장애인 생활·취업 지원에 집중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2023년 기준 약 264만 명으로, 이는 전체 인구의 5.1%에 해당합니다. 국민 100명 중 5명이 장애가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들은 장애 유형마다, 생애주기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어려움을 일상에서 마주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요.

100대 기업의 장애인 대상 사회공헌은 이동권·정보 접근성을 개선해 일상 전반의 질을 높이는 ‘생활·편의’(24.1%)와 장애를 고려한 적정 일자리를 제공·연계하는 ‘취업·자립’(20.7%) 테마에 가장 집중돼 있었습니다. 반면, ‘안전·폭력(1.3%)’, ‘돌봄·성장(1.3%)’, ‘인권(5.2%)’과 같이 사회 구조적 차원의 문제 해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애인의 웰빙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 사업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영향력과 자원을 활용해 보다 장기적이고 폭넓은 관점에서 사회 전반에 임팩트를 확산할 수 있는 테마와 사업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기업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장애 관련 사회 이슈는 무엇일까요. 장애인 대상 사회공헌이 집중된 ‘생활·편의’, ‘취업·자립’, ‘여가·문화’, ‘사회·관계’, ‘건강’ 등 등 5개 테마를 이슈 중심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여기서도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받은 이슈에 앞으로 더욱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데요, 화재, 싱크홀(땅꺼짐) 등 갈수록 증가하는 재해·사고 위험에 대비하여 장애인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기후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회성 공연 관람을 넘어 여행·체험 등 다양한 여가 생활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고, 장애 포용적인 문화가 사회 전반에 형성하는 사회적 관계 중심 캠페인 및 프로그램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물 지원 중심 사회공헌, ‘솔루션’ 중심으로 전환 필요

기업들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회공헌을 진행하는 형태는 ‘현물 지원’이 24.3%로 가장 많았습니다. ‘프로그램 운영(21.8%)’, ‘자원봉사(18.8%)’가 그 뒤를 이었고요. 장애인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기기·기술을 개발하거나(3.8%), 생활 인프라를 장애인 친화적으로 재구축하고(3.8%),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1.3%) 등 보다 근본적·구조적인 솔루션 사례는 드물었습니다.

시각장애인·장애 아동 위한 사회공헌 가장 많아

장애 유형 중에서는 ‘시각장애(31.6%)’와 ‘발달장애(27.8%)’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사업이 가장 많았습니다. 한편, 국내 등록장애인의 장애 유형을 살펴보면 지체장애가 43.7%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청각장애(16.4%), 시각장애(9.4%) 순입니다. 2023년 새로 등록한 장애인(86,287명)의 장애 유형 비중도 청각장애(31.2%), 지체장애(16.7%), 뇌병변(15.3%) 순이어서 기업 사회공헌이 집중된 장애 유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생애주기별 분석 결과,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기업 사회공헌이 90% 넘는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아동기(37%), 영유아기(35.2%)를 위한 사회공헌 사업이 가장 많았고 청소년(18.5%) 대상 사업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청장년기(8.5%)와 노년기(1.9%)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매우 드물었는데요, 국내 장애인 중 절반에 가까운 46.8%가 65세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노년기 장애인이 겪는 일상에서의 고립, 만성 질환, 사회적 돌봄 부재 등과 같은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10년 이상 장애인 사회공헌 40%, 장기 임팩트 고려해야

100대 기업의 장애인 대상 사회공헌 사업의 평균 운영 기간은 3.95년이었습니다. 약 40%가 1~3년 사이의 단기 사업인 반면, 10년 이상 지속된 장기 사업도 30.2%로 3분의1 수준이었습니다. 20년을 훌쩍 넘긴 사회공헌 사업도 눈에 띄었는데요, 삼성화재는 1993년 국내에 처음으로 장애인 보조견 개념을 도입해 국제적으로 인증된 안내견을 보급하는 사업을 30년 넘게 지속하고 있고, SK텔레콤은 장애 청소년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1999년부터 장애 청소년 코딩 교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T도 청각장애 아동의 수술 및 재활을 지원하는 ‘소리찾기’ 사회공헌을 2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단기 사업은 시의성 있는 문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경제·문화적 영향력이 큰 기업들이 ‘진짜’ 문제에 주목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솔루션을 발굴·개발할 때, 기업 사회공헌의 임팩트는 더욱 커지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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