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은 36.6%.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마약 사범의 재복역률은 45.8%로 국내 범죄자 평균 재복역률(26.6%)의 2배 수준입니다.  이유로는 첫째, 마약은 ‘중독’이라는 질병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겠지요. 마약류 사범 중 불구속 비율이 86.4%로 매우 높은 편이지만, 한 번 구속되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현재 교정 시설이 마약 사범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도 꼽힙니다. 구치소든, 교도소든 마약 사범은 ‘파란색 명찰’을 달고 다른 범죄 사범과 분리해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 수감자가 마약에 물드는 걸 막기 위함이지요. 교정 당국은 마약류 사범을 초범자와 재범자, 판매자와 투약자를 구분해 분리 수용한다고 설명하지만, 수용 시설 안에서 그들끼리 섞이며 마약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판매를 하던 사람이 투약으로 수감되기도 하는 등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것도 이유지요. 현장에서는 ‘출소뽕’을 맞는다는 말이 성행하거나,  소년원이나 소년교도소는 ‘마약사범 사관학교’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마약 중독자를 위한 치료 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부는 전국 21개 마약류 중독자 전문치료병원에서 마약중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뢰하는 조치인 치료보호와 검사가 청구로 ‘약물중독 재활센터’에 수용돼 치료를 받는 치료감호 제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재활 교육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받기도 합니다.  2021년 마약류 사범 1만 6153명 중 280명이 치료보호를 받았으며, 18명이 치료감호를, 1187명이 교육이수조건부로 기소유예를 받았습니다. 

구하기 쉬운 마약, 증가하는 부정적 임팩트 

한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닙니다. 마약사범 수는 1만 8000여명, 국내 마약범죄 평균 압수율(28.57배)를 고려하면 5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 강남구(53만 3541명) 인구와 맞먹는 숫자입니다. 2023년 상반기, 특히 마약과 관련된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주요 사회문제로 급 부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재벌가 손자들의 마약범죄 행위가 이슈가 됐습니다. 지난 1월 26일,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고려제강 창업자 손자, 효성그룹 창업자 손자 등 10명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대마)으로 구속기소됐습니다. 3인조 가수 그룹 멤버인 미국 국적의 가수 안 모씨는 대마 매수·흡연·소지뿐 아니라 미성년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집에서 실제 재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외에도 JB금융지주 일가 임 모씨와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 모씨 등도 대마를 유통하고 흡연했다가 불구속기소 됐습니다. 

갈수록 마약 범죄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며, 부정적 임팩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3월 29일,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역삼동 납치·살인 사건에서도 마약이 사용됐습니다. 피해자의 몸에서 마약류 마취제인 케타민 추정 약물이 주사된 흔적이 발견된 것이죠. 지난 4월, 서울 강남 학원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마약음료 사건. 10대 학생들에게 무작위로 필로폰이 든 음료를 먹인 뒤, 이를 빌미로 학부모를 협박한 마약과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범죄였습니다. 대치동에서는 학원마다 “학원 주변에서 미확인된 음료를 받거나 마시지 말라”는 등의 경고문을 내붙여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4월 16일, 강남 테헤란로 한 빌딩에서 10대 여학생이 투신한 사건의 이면에서도 마약이 연관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살인, 성 착취 등 강력 범죄 이면에 마약이 깊숙히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최근 마약이 범죄 행위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이유로 마약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꼽고 있습니다.  ‘피자보다 마약이 싸다’고 말할 정도로 낮아진 가격과, 온라인, SNS 등을 통해 익명성에 기반한 거래 행위가 확산된 것이 주요 요인입니다. 실제 SNS를 통해 1만~3만원이면 몇 분만에 대마나 필로폰 1회 투약분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2021년 마약류 광고 단속 실적 분석 결과, 주요 광 채널은 채팅어플(23.42%), 네이버 카페 등 네이버 관련 사이트(17.12%), 트위터(15.32%), 텔레그램(11.7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강력해지는 중독성, 마약 문제를 해결할 해법은 무엇인가

마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관련 통계와 데이터도 정교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첫 ‘마약류 감정 백서’를 펴냈습니다. 마약백서에서는 최근 5년간 국과수 마약류 감정 데이터를 토대로, 전체 마약사범 증가 추세뿐 아니라 투약자들이 접하는 약물 종류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마약은 펜타닐로, 필로폰 양성 건수 대비 사망률은 2.62% 수준이지만, 펜타닐은 필로폰의 5배 수준인 10.82%에 달합니다. 펜타닐은 헤로인의 100배에 달할 정도로 중독성이 높은 데다, 치사량도 2㎎에 불과합니다. 백서 출간을 주도한 김선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독성학과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 2, 3회 투약한다고 치면 필로폰 투약자 남은 수명은 15년인 반면, 펜타닐을 남용한 사람은 2, 3년밖에 못 산다"고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마약범죄 수사와 오·남용 예방, 중독자 치료·재활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마약청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미국 마약청(DEA), 싱가포르 중앙마약청(CNB), 태국 마약단속청(ONCB)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비영리단체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근, 오유경 식약처장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들은 미국의 마약 중독자 치료 공동체 Samaritan Daytop Village를 방문해 청소년 약물 남용 치료 및 예방 솔루션을 모색했습니다. 지난 4월 13일,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마약 치료시스템’을 구축해 예방부터 단속, 치료, 재활까지 전방위적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약은 혼자서는 끊기 힘들기 때문에 ‘재활공동체’가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일본 도쿄에서 1985년에 설립된 다르크(DARCㆍ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가 대표적이며, 국내에는 서울과 경기도 2곳에 있습니다. 다르크는 마약 중독자에서 벗어난 곤도씨가 일본 최초로 만든 민간 주도 약물 중독자 재활 시설로, 마약류뿐만 아니라 가스, 본드 등 중독성 있는 여러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을 받아 재활을 돕는 곳입니다. 곤조씨는 다르크의 기조가 된 생각을 “약물의 폐해를 경험하고 이를 급고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약물 중독자를 범죄자가 아닌 환자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마약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마약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에 시작된 첫 마약으로 일평생 중독의 굴레에 빠지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투약자들이 초기에 스스로 중독을 깨닫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본인이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거죠, 결국 시간이 한참 지나 망가지고 있음을 자각한다고 합니다. 마약의 위험성과 부정적 임팩트를 우리 모두 명확하게 깨닫는 것에서 문제 해결이 시작되지 않을까요.

📕참고자료 :  트리플라잇 뉴스데이터 분석DB, ‘중독 인생’, 강철원, 안아람, 손현성, 김현빈 지음 
🔎데이터로 읽는 마약범죄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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