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굴하고, 약점을 기회로 바꾸는 지역자산역량지수(KLACI)를 소개합니다.

데이터-복지 사각지대를 찾아서 : 이주배경아동 앞에 놓인 3가지 장벽

데이터 인사이트
2025-09-30

“한정된 자원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할까요?”

이슈·임팩트 연구기관인 트리플라잇은 많은 조직이 효율적으로 자원을 분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회문제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주배경아동’ 이슈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주배경아동은 본인 또는 부모가 한국으로 이주한 경험이 있는 아동·청소년으로, 언어와 문화의 차이, 차별·편견 등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최근 주요한 대상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관련 뉴스가 평균 11% 증가했고, 기업 사회공헌과 NGO 사업도 많이 늘었습니다.

아동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이주배경아동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찾고 필요한 지원을 마련하기 위해 트리플라잇에 이주배경아동 실태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이를 위해 트리플라잇은 미디어 분석과 현장 인터뷰를 통해 이주배경아동을 둘러싼 핵심 이슈를 찾고, 이주배경청소년·청년(만 15~29세) 225명에게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핵심 이슈의 세부적인 양상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더 많은 이주배경아동이 성장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장벽을 넘으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도 물었습니다.

이주배경아동의 핵심 이슈는 철저히 근거 기반으로 선정했습니다. 먼저, 문헌 분석을 통해 이주배경아동을 둘러싼 이슈들을 분석해 이주배경아동·가정 이슈 Pool을 도출했습니다. 10개 대분류 22개 중분류로 구성된 이슈 목록을 들고서 미디어와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최근 5년간(2020~2024) 보도된 이주배경아동 뉴스 중에서 주목을 받은 이슈를 분석했고, 현장기관 10곳의 전문가 14명과 실무자들을 만나 현장의 사각지대 이슈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기아대책의 전략, 역량과의 연결을 고려해 세 가지 이슈를 선정했습니다.

이주배경아동의 삶

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많은 연구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이주배경아동은 명확한 정의나 범주 없이 다양하게 불리고 있었습니다. 법무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통일부 등 관련 통계가 뿔뿔이 흩어져 있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주민’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이주배경 아동은 30만8,000명에 달하며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 여기에는 난민, 미등록아동(부모가 체류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태어나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아동) 등은 포함되지 않아 그 숫자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월 기아대책에서 주최한 이주배경 청년 당사자 간담회에서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온 이주배경청년 5명을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한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의 느낌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자신과 가족들이 겪었던 어려움, 사회에 던지는 제안 등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조선족 출신인 한 청년은 “사춘기가 시작될 때 한국에 와서 새아빠를 만나고 대안학교에 들어갔는데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방황할 때 붙잡아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주신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주배경아동의 성장을 어렵게 하는 세 가지 장벽

이주배경아동을 어렵게 하는 핵심 이슈는 무엇일까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한 이주배경아동의 성장을 가로막는 세 가지 장벽은 돌봄, 교육, 진로였습니다. 이주배경청소년·청년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1%의 응답자가 ‘어린 시절 또래 친구들만큼 충분히 돌봄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50%는 ‘학창 시절에 또래들만큼 학교 생활이나 공부를 할 수 없었다’고, 34%는 ‘또래 친구들만큼 좋아하는 일을 찾고,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5명 중 1명이 위의 세 가지 장벽을 모두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기에 따라 힘들게 한 이슈도 달랐습니다. 응답자들은 어린 시절엔 언어와 교육이, 현재는 편견·차별이 가장 큰 장벽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앞으로는 취업과 자립도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동들은 편견·차별이,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온 중도입국 아동들은 언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청년이 된 지금, 성장기의 장벽을 넘었다고 느끼는 아동들은 전체의 58%에 불과했으며, 그 이유는 차별·편견이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1️⃣돌봄 장벽

  •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온 이주배경아동의 경우, 부모가 주 돌봄자였던 비율이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에 비해 낮았습니다. 41%의 중도입국 아동이 초등학생 때 부모 외의 돌봄자들에게 돌봄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도입국아동의 경우, 한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몇 년씩 헤어져 지내기도 합니다.
  • 30%의 응답자가 ‘어린 시절 주 3회 이상 어른 없이(혼자 또는 형제자매와) 지냈다’고 응답했습니다. 주 2회 이상 어른 없이 저녁 식사를 한 비율도 25%에 달했습니다. 어린 시절 돌봄 장벽을 체감한 41%의 응답자 중 절반(58%)이 ‘부모님/보호자가 일하느라 바빠서’ 충분히 돌봄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2️⃣교육 장벽

  • 응답자의 36%가 학창 시절에 한국어를 잘하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중도입국 응답자의 42%, 국내 출생 응답자의 29%가 자신의 한국어 역량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낮은 한국어 역량 때문에 학교에서 겪은 어려움으로는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49%)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 응답자의 절반(49%)이 학창 시절 사교육을 경험했는데, 그중 49%는 한국어가 아닌 익숙한 언어로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현장 인터뷰에서도 한국어가 어려워서 외국인이나 한국에 온 유학생에게 1:1 과외를 받는 식으로 학교 공부의 어려움을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3️⃣진로 장벽

  • 응답자들은 자신의 꿈의 크기를 100점 만점에 58점 정도로 평가했습니다. 스스로 꿀 수 있는 가장 큰 꿈의 크기를 100이라고 할 때, 잠재력의 절반밖에 꿈을 키우지 못하는 겁니다. 응답자들은 꿈을 꾸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특별한 계기가 없음’(35%), ‘돈/경제력(20%)’ 등을 꼽았습니다.
  • 응답자의 34%가 또래들만큼 꿈을 향해 노력할 수 없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지 못해서’(34%)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한국 회사들이 이주배경인을 선호하지 않아서’(26%), ‘한국 사람들의 차별/편견이 심해서’(12%) 순이었습니다.

“어릴 때 한국어가 서툴고 문화도 낯설어서 학교 생활이 쉽지 않았어요. 그럴 때 필요했던 건,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어른 한 명이었어요.”

설문에 참여한 한 아동의 말입니다. 이주배경청소년·청년들은 성장 경로에서 맞닥뜨리는 장벽을 넘기 위해 사회의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진짜’ 문제를 찾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 필요한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 트리플라잇이 임팩트 지향 조직들과 하고 싶은 일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슈와 솔루션을 발굴해 전하겠습니다.

※트리플라잇이 기아대책과 함께 발행한 이슈리포트의 상세 내용은 10월 중 기아대책 웹사이트에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이슈리포트', 언론에서는 이렇게 조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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