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2년 후인 2027년 2,948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에 들어설 전망입니다. 저출생·고령화의 흐름을 타고, ‘일할 사람이 사라지는 시대’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인구구조 변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입니다.
트리플라잇과 임팩트투자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이하 HGI)가 ‘임팩트 투자’의 관점에서 사회문제와 비즈니스 솔루션을 탐구하는 <Issue to Investment - 투자사를 위한 사회문제와 산업 분석> 리포트를 발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입니다. 지난해 ‘고령화와 실버산업’을 주제로 첫 번째 리포트를 펴낸 데 이어, 오는 7월 인구구조 변화가 산업계 전반의 ‘생산성’에 미칠 영향과 이에 대응하는 기술 기반 혁신 전략을 집중 분석한 두 번째 리포트가 발간됩니다. 국내 58개 산업(중분류 기준)의 생산성 전망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인구변화에 가장 취약한 6개 산업을 도출하고, 각 산업의 특성과 현황을 고려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국내외 스타트업 참고 사례와 함께 담았습니다. 리포트 발간을 앞두고, 국내 산업계의 생산성 위기 상황과 이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혁신 전략 프레임워크를 공유합니다. 위기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 스타트업과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사들에게 새로운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되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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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때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입니다. 생산연령인구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일반적으로 15세~64세)의 인구를 일컫는데요, 생산연령인구가 줄면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노동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 투입 감소와 비용의 증가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50년까지 회원국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15~20% 감소할 것이며, 앞으로 30년 동안 생산성이 지속해서 낮아질 경우 1인당 소득이 약 8% 줄어들 것이라 경고합니다. 게다가 생산연령인구의 양적 위축과 더불어 질적 저하 또한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OECD가 생애주기 분석을 토대로 고령화가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질적 영향을 연구한 결과 20대 이후 상승하던 생산성은 40대 이후부터 점차 감소하는 ‘역 U자형’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적·신체적 능력이 감퇴하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근로자의 노화에 따른 노동력 저하는 산업계 전반의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청년 인력 대비 고령 인력의 기술 적응력이나 유연성이 낮다는 점도 생산성 악화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 세계 73개국을 대상으로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노동인력 고령화가 심화한 국가일수록 노동과 자본 외에 기술, 제도 등 기타 생산성 기여 요인을 포함한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TFP) 성장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인구 고령화가 노동 투입량 감소를 넘어 산업계의 역동성, 효율성 전반을 쇠퇴시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트리플라잇과 HGI는 인구구조 변화가 산업별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변화에 가장 취약한 산업군을 도출하기 위해 ‘인구 변화 기반 산업별 생산성 위기도’를 산출했습니다. 생산성 위기도는 ‘인력 수급차’, ‘고령자 비중’, ‘노동집약도’ 등 세 가지 세부 지표를 종합한 지수입니다. ‘인력 수급차’는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인력 부족 정도를 나타내며, ‘고령자 비중’은 산업별 50세 이상 근로자 비율을 나타냅니다. ‘노동집약도’는 산업별 부가가치 대비 인건비 비중을 측정한 것으로, 이 세 가지 지표를 토대로 노동 투입의 양적·질적 변화와 인구 변화의 충격 수준을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국내 주요 산업 58개 분야*의 생산성 위기도를 측정한 결과, '사회복지 서비스업', '전문직별 공사업', ‘농업’,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사업 지원 서비스업' 순으로 생산성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체 산업에서 총부가가치 창출 비중이 큰 제조업 중에서는 ‘식료품 제조업’의 생산성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산업간 구체적인 비교 분석을 위해 분석 단위를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중분류’로 설정했으며, 중분류 기준 총 77개 산업 중 산업별 3개년 매출액 평균치가 전체 GDP의 1분위수(0.17%) 미만인 산업과 데이터 부재로 분석이 어려운 산업 19개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함
58개 산업의 인력 수급차 전망(X축), 고령자 비중(Y축), 노동집약도(원의 크기)를 4분면의 매트릭스 위에서 살펴보면 산업간 격차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우측 상단(1사분면)에 있는 산업은 인력 부족과 고령화, 노동집약도가 모두 높아 구조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좌측 상단(2사분면)에 속한 산업은 고령 인력 비중은 높으나 인력 수급이 비교적 양호해 당장은 위기가 크지 않지만, 향후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우측 하단(4사분면)에는 인력 수급량은 적지만 고령자 비중이 낮아, 청년 인력난이 두드러지는 산업이 포함됩니다.
2032년 기준 산업별 부족 인력 규모 예상치를 살펴보면, 전문직별 공사업(약 28.2만 명), 사회복지서비스업(약 27.7만 명), 도매 및 상품 중개업(약 22.1만 명), 음식점 및 주점업(약 19.3만 명), 부동산업(약 19.1만 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교육 서비스업(약 17.5만 명), 전자 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약 11.2만 명), 기타 개인 서비스업(약 9.8만 명), 보건업(약 3.1만 명), 금융업(약 1.8만 명)의 경우 인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업별 고령 인력 비중의 경우, 농업(89.8%),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63.0%), 의복·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61.3%)과 같은 전통 산업이나 사회복지서비스업(75.5%)처럼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적은 산업일수록 높게 나타났습니다. 한편, 부동산업(69.9%)을 비롯한 일부 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진입비용이 청년 유입을 막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노동집약도 분석 결과에서는 사업 시설 관리 및 조경 서비스업(94.2%), 사업 지원 서비스업(90.3%),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85.8%), 전문직별 공사업(85.4%), 음식점 및 주점업(78.4%)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근로자의 숙련도나 경험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일수록 노동 투입 감소와 인력 고령화의 타격을 크게 받는 양상입니다.
국내 산업 전반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생산성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산업마다 타격을 받게 되는 정도나 그 양상은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산업별 특성과 구조적 환경 등을 고려한 솔루션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때 첨단기술의 도입은 노동력의 양적·질적 저하로 인한 한계를 해소하는 동시에 미래 시대에 부응하는 경제 체계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성 위기가 노동 투입의 양적 감소와 질적 쇠퇴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착안해, 노동력의 ‘양적 보완’과 ‘질적 개선’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시합니다. ‘양적 보완 전략’은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력 절대량 부족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공정 자동화로 인력 공백을 메우거나 원격근무 체계를 도입해 노동시장 밖 인력을 유입시켜 공급 기반을 확장하는 방안입니다. ‘질적 개선 전략’은 고령 인력 역량 강화와 숙련 기술 단절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웨어러블 로봇이나 데이터 기반 업무 지원 플랫폼 등으로 근로자의 신체적·인지적 기능을 보완해 노동 지속성을 높이고, 숙련된 근로자의 현장 기반 노하우를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해 신규 인력 훈련과 생산 품질 유지를 위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성 위기 대응이 시급한 6개 산업에 집중해 산업별 특성과 구조적 환경, 예상되는 문제 상황 등을 토대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이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관해 보다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국내외 스타트업 사례도 함께 소개합니다. 트리플라잇과 HGI가 제안하는 관점이 사회문제에서 혁신을 위한 투자의 기회를 탐색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