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굴하고, 약점을 기회로 바꾸는 지역자산역량지수(KLACI)를 소개합니다.

여성단체 4곳과 함께한 조직 임팩트 역량 강화 여정

2026-03-30

전국의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소와 여성단체들은 매일 현장을 지킵니다. 상담 전화에 응답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고, 지역의 자원을 연결하며 쉼 없이 움직이지만, 정작 그 활동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차분히 돌아보고 언어화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여성단체의 성과는 상담 몇 건, 교육 몇 회 같은 실적으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회복과 지역사회의 인식 변화, 성평등한 삶의 조건을 넓혀가는 과정까지 함께 봐야 비로소 여성단체가 만들어내는 진짜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트리플라잇은 2025년부터 한국여성재단 ‘임팩트 조성사업’의 임팩트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임팩트 조성사업은 여성단체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방향성을 정의하고 임팩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작년에는 4개 단체(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상담소, 사단법인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사단법인 행복누리 목포여성상담센터, 양산YWCA)가 선정됐습니다. 단체들은 연 3회 트리플라잇과 만나 임팩트 강의, 전직원 워크숍, 핵심 지표 설정 등을 함께 진행하고 그 결과를 종합한 ‘임팩트 내러티브북’을 제작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트리플라잇과 함께 성평등의 가치를 발견하고 정의한 4개 단체의 성장 과정을 공유합니다.

여성단체가 꿈꾸는 변화를 함께 그리다

2025년 5월, 서울 마포구 한국여성재단 사무실. 4개 단체의 대표와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참여자들은 기초 강의를 통해 임팩트가 무엇인지, 조직이 임팩트를 창출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양한 국내외 여성단체 사례와 함께 배웠습니다. 이어진 실습 시간에는 여성단체가 당면한 사회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떤 변화를 만들어야 할지를 함께 이야기하면서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했습니다.

여성단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반페미니즘 정서’, ‘젠더 이야기 금지(되는 사회적 분위기)’ 등 여성문제를 향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성폭력, 성역할 고정관념, 육아 부담, 여성 일자리 부족, 여성 지원 부족 등 다양한 문제들이 언급됐습니다. 4개 중 3개 단체가 비수도권에 있다 보니, ‘지역에 젊은 여성이 없다’, ‘지역에 여성 일자리가 없다’와 같은 지역의 여성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등장했습니다.

‘안전하게 귀가했는지 확인 연락을 안 해도 되는 세상’, ‘집안에서 여성도 중요한 결정을 하는 세상’, ‘돌봄과 생계, 진로에 있어서 평등한 세상’… 각자가 꿈꾸는 변화의 상을 구체화하면서, 단체들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이를 위해 우리 단체가 해야 할 역할로 이어졌습니다.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추구하는 목표와 현재 사업 간의 불일치도 드러났습니다. 한 참여자는 “그동안 너무 사업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었다”며 관점을 전환하는 모습들도 나타났습니다.

임팩트 조성사업 공통교육 현장 ⓒ한국여성재단
임팩트 조성사업 공통교육 현장.
참여자들은 조별로 흩어져 여성단체의 미래를 함께 고민했다.

현장에서 그린 여성단체의 변화이론

이후 5월에서 9월까지, 단체들은 트리플라잇과의 개별 멘토링을 통해 임팩트를 정의하는 과정에 돌입했습니다. 트리플라잇은 전남 목포, 경남 양산, 광주 등으로 단체들을 직접 찾아가 전 직원을 만나고 깊이 있는 고민을 나눴습니다. 모든 과정의 핵심은 ‘변화이론 워크숍’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임팩트란 단어 자체도 낯설어했던 현장 활동가들은 Output이 아니라 Outcome을, 해야할 일이 아니라 꿈꾸는 변화를 적으려고 애쓰면서 단체의 임팩트를 구조화해 갔습니다.

설립 15주년을 맞아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기로에 있었던 두런두런은 직원 뿐 아니라 이사진 전체가 이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현재의 활동이 아니라 앞으로 해나갈 활동을 기준으로 변화이론을 그리면서, 단체의 미래 전략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단체의 핵심 기능인 상담소를 중심으로 변화이론을 그린 광주여성의전화와 사단법인 행복누리는 상담을 중심으로 인식 변화와 피해자 지원 거버넌스 구축 등의 성과를 연결해 나갔습니다. 여성, 환경, 소비자 등 타겟 문제가 다양한 양산YWCA 역시 단체의 핵심 기능과 성과를 찾아갔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야 하는 워크숍이 녹록지는 않았습니다. 워크숍 도중에 피해상담 전화가 걸려오면 바로 대응해야 했고, 쉼터 입소자의 연락을 받고 담당자들이 떠나기도 했습니다. 현장의 긴박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죠. 그러나, 모든 구성원이 참여했기에 얻은 값진 성과도 있습니다. 단체의 방향성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활동가들은 서로 생각 차이를 확인하고 간극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 대응을 위해 각개전투하던 구성원들이 단체에 왔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꿈을 꾸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단체들은 정리된 변화이론을 기반으로 기관의 핵심 임팩트 지표도 선정했습니다. 트리플라잇이 제시한 국내외 단체들의 지표를 참고하면서, 우리 단체의 임팩트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를 워크숍을 통해 논의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앞으로 어떤 데이터를 쌓아가야 할지에 대한 측정 계획도 논의했습니다.

“오늘 나온 여성 임파워먼트를 위해 앞으로 상담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을 중점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아요.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워크숍에서 구체적인 글로 표현하면서 ‘내가 입사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지’ 하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정다윤 행복누리 활동가)
“근무한 지 1년 미만의 구성원들이 많아서, 이들이 단체를 어떻게 이해하고 외부에 알리고 있을지 고민이 있었어요. 이번 워크숍에서 답변을 쓰고 서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하는 활동의 의미를 이해하고, 여성단체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배정숙 양산YWCA 사무총장)
두런두런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목포여성상담센터 변화이론 워크숍 장면.

변화를 설명하는 임팩트 내러티브북

멘토링 결과는 어땠을까요. 광주여성의전화는 핵심 키워드인 ‘여성주의 상담’을 기반으로, 여성 지원을 위한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여성주의 가치를 확산한다는 세 가지 축의 변화를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양산YWCA는 여성 일자리 문제와 환경 문제라는 두 축으로 핵심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위해 여성을 중심으로 한 공론장과 환경 교육 및 캠페인을 강화하자는 방향성도 수립했습니다. 단체가 집중할 핵심 키워드와 성과들을 발견하면서, 앞으로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방향성도 뚜렷해졌습니다.

행복누리는 젠더폭력 피해 여성과 상담원, 지원 조직의 회복과 성장을 아울러 ‘여성 임파워먼트’라는 개념으로 하나로 정의했습니다. 두런두런은 역량강화, 상호연대, 인식개선, 혁신실험이라는 4개 전략 방향을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성평등을 실현하는 국제개발협력 NGO’라는 정체성을 뚜렷하게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단체들은 이번에 발견한 차별점을 중심으로 앞으로 단체의 전략과 활동,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가 단순 사건 지원뿐 아니라 여성 폭력을 사소하게 여기지 않는 구조적 변화로 가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내부의 언어들이 정리되고 지표가 만들어져서, 명확하게 우리를 설명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운동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방은경 광주여성의전화 팀장)
“기존에는 난상토론을 해도 새로운 이야기가 안 나왔어요. 그런데 트리플라잇의 퍼실리테이션 아래 단어들을 구조화하고 키워드를 찾아가면서, 마지막에 마법 같이 하나의 문장으로 좁혀졌습니다. 이 사업이 아니었다면 각자의 생각들이 모두의 비전으로 연결되지 못했을 거예요.”(성예랑 두런두런 상임이사)

이 모든 과정은 단체별로 만든 임팩트 내러티브북으로 정리됐습니다. 임팩트 내러티브북은 단체 구성원, 후원자, 내담자, 외부 협력기관 등에게 단체가 주목하는 문제와 임팩트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한 가이드입니다. 한국여성재단의 지원으로, 단체들은 각자의 차별점을 살린 임팩트 내러티브북을 만들고 외부에 배포할 수 있는 소책자 형태로 제작했습니다. 두런두런은 이를 글로벌에 소개하기 위한 영문 버전의 내러티브북을 제작했고, 양산YWCA는 임팩트 내러티브북을 근간으로 홈페이지 개편을 준비 중입니다.

이번 임팩트 조성사업은 여성단체가 자신들의 활동을 단순한 사업의 목록이 아니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만들어가고자 하는 변화의 관점에서 다시 정리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각 단체는 이 여정을 통해 조직의 방향성을 더 분명히 하고, 앞으로 축적해야 할 데이터와 성과를 설명하는 언어를 함께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지원하는 조직/사업의 임팩트 역량 강화와 지표 설정이 고민이라면, 지금 트리플라잇과 함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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