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굴하고, 약점을 기회로 바꾸는 지역자산역량지수(KLACI)를 소개합니다.

로컬 렌즈로 본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 사회적기업

데이터 인사이트
2026-04-29

지역소멸 위기와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지역의 자생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솔루션 모델로 ‘사회연대경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회연대경제는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이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되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그 성과가 지역의 발전 동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토대로 하기 때문인데요, 트리플라잇이 지난 2월 ‘제1회 대한민국 로컬 임팩트 전략 포럼’을 열며 ‘협력’과 ‘연대’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해답을 찾고자 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포럼에서 소개된 ‘연대’의 사례는?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조직 형태로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이 꼽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사회연대경제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해 2026년 현재 인증 사회적기업은 3,000곳, 협동조합은 30,000곳을 넘어섰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며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조직들의 지형도를 그려보고자, 이번 글에서는 지역별 사회적기업 현황을 분석해봤습니다. 분석에는 기업별 최근 현황 정보가 비교적 상세히 기록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2024년 사회적기업 공시 현황’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2024년 사회적기업 공시 현황’에 포함된 사회적기업 1,010개사를 분석한 결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특별시(194개)와 경기도(174개)에 전체 기업의 36.4%가 포진해 있었고 비수도권 지자체 중에서는 전라북도(72개)에 가장 많은 사회적기업이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설립한 지 5년 이상 10년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8.8%로 가장 많았으며, 10년 이상 15년 미만인 기업(33.4%)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기업 규모를 살펴보면 근로자 10명 미만의 소기업 비중이 높았는데요, 전체 사회적기업 1,010곳 중 절반인 54.1%가 근로자 10명 미만이었습니다. 근로자가 100명 이상인 기업은 40곳으로 전체의 약 4%에 그쳤습니다.

기업 내 전체 근로자 중 저소득자·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근로자 비중의 경우, 강원도가 평균 64.0%로 가장 높았으며 제주도(61.3%), 인천광역시(60.6%), 경상남도(60.2%) 또한 평균 60%를 웃돌았습니다. 한편, 17개 광역시·도 모두 기업별 취약계층 근로자 비중이 30%(사회적기업 인증 유형 중 ‘일자리제공형’의 기준)를 훌쩍 넘어섰는데요, 전국 곳곳에서 사회적기업들이 취약계층의 일자리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7개 광역시 단위로 사회적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대구 ▲울산 ▲부산 순으로 많았으며 전체 1,010개 기업 중 42.5%가 7개 광역시에 분포해 있었습니다. 주요 업종으로는 제조업(22.1%)이 가장 많았고, 특히 인천은 사회적기업 3곳 중 1곳(32.7%), 대구(27.8%)와 광주(26.3%)도 기업 4곳 중 1곳이 제조업체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오에이사업장(인천), 더불어사는장애인복지회(광주), 화진산업(대구) 등 장애인복지기관이거나 장애인표준사업장인 기업들이 두드려졌습니다.

제조업 다음으로는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회적기업이 많았는데요, 대전(37.8%)과 부산(23.1%)은 교육서비스업이 주업종인 사회적기업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교육서비스업 종사 기업의 경우, 상상우리(서울)와 앙코르브라보노 사회적협동조합(서울)처럼 시니어 재취업·전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백제문화원(대전), 영남선비문화수련원(대구)처럼 지역 전통문화유산을 접목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서비스 대상과 유형이 다양했습니다.

7개 광역시를 제외한 122개 시·군 가운데 사회적기업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북 전주시(33개)였습니다. 전주시 소재 사회적기업의 평균 업력은 12.2년이었으며, 2곳 중 1곳(51.5%)이 10명 미만의 소기업이었습니다. 전주시 사회적기업 또한 제조업에 종사 비중이 27.3%로 가장 높았는데요, ‘전주 비빔빵’과 ‘전주 초코파이’로 잘 알려진 천년누리처럼 지역 특화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을 비롯해 전라북도장애인재활협회, 꿈드레장애인협회처럼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서 LED 조명 기기나 인쇄물을 만드는 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전북 전주시 다음으로는 경남 창원시충북 청주시가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창원시의 경우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회적기업이 26.3%로 가장 많았는데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 대상 특수교육·재활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함께걷는발달연구소, 경력보유여성과 이주배경여성을 영어교육지도사로 양성하는 아름다운교육나눔 사회적협동조합을 비롯해 책을 매개로 한 놀이 프로그램(꿈자람 사회적협동조합)이나 식물을 매개로 한 교육·치료 프로그램(에코힐링)을 제공하는 등 기업마다 특색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청주시는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회적기업들이 두드러졌습니다. 예술 장르 중에서도 공연이나 지역 문화 축제를 기획·운영하는 기업(예술나눔, 온몸, 문화충동)이 많았습니다. 이밖에 동애등에 유충으로 반려동물 사료를 개발·제조하는 엔토모, 해양환경 특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창체넷과 같은 기업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강원 원주시(3위)는 업력이 10년 이상인 기업이 전체 18곳 중 10곳(55.6%)이었는데요. 친환경 로컬 푸드를 유통하는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청소년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국독서새물결모임, 청소 용역과 택배 등으로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 3개 기업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설립돼 20년 넘게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었습니다.

제주시(4위) 소재 사회적기업 중에서는 직원 10명 미만인 곳이 40%로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제주시 사회적기업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은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92명)는 조합원과 지역 주민의 참여로 자본을 마련해 ‘시민자산화’ 방식으로 발달장애인의 업무 공간과 돌봄 공간을 안정적으로 마련한 사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고양시·시흥시·화성시(공동 5위)에 가장 많은 사회적기업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주배경여성의 모국어 역량을 활용해 외국인 환자의 의료통역과 의료관광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타메디(고양시), 골목 청소나 하천 관리 등 마을 정비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다다마을관리기업(시흥시) 등 지역의 인적·사회적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직원 수가 600명이 넘는 사회적기업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노인장기요양서비스 기관으로 출발해 산후조리 서비스, 가사 서비스, 유아 돌봄 서비스까지 복합·통합 돌봄 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한 화성시의 동부케어가 그 예입니다.

세종시(공동 5위) 소재 사회적기업을 살펴보면 업종에 따라 직원 규모 차이가 컸습니다. 종사 기업 수가 가장 많은 교육서비스업·제조업(총 6곳)의 경우 직원 수 평균이 6.7명인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사업시설관리·지원서비스업(총 4곳)의 경우 평균 170.3명에 달했습니다. 이밖에 숲 해설·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가람수풀생태환경연구소, 오감통통숲앤아이) 수목 관리·병해충 방제사업(하나산림기술주식회사)에 특화된 기업 등 산림자원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인 곳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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