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굴하고, 약점을 기회로 바꾸는 지역자산역량지수(KLACI)를 소개합니다.

키워드로 살펴본 2026년 상반기 사회 이슈

2026-06-29

매주 트리플라잇 구성원들이 신문을 읽으며 수집한 기사 1,000여 건*을 토대로, 주목해야 할 2026년 상반기 사회 이슈를 18개 키워드로 정리해 되짚어봅니다. 올해부터는 ▲건강 ▲경제 ▲과학기술 ▲교육 ▲복지 ▲안전 ▲인구 ▲일자리 ▲환경 ▲ESG 등 10개 이슈 영역에 ‘로컬’을 추가했습니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지각 변동이 감지되는 가운데, ‘양극화’ 양상 또한 여러 분야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트리플라잇이 매주 종합일간지 6종·경제전문지 2종을 모니터링하며 2026년 1월 첫째 주부터 6월 넷째 주까지 수집한 사회 이슈 관련 기사(정치 분야 제외) 1,027건을 다음의 11개 분야로 분류하고 분야별 주요 키워드를 도출함 : ▲건강 ▲경제 ▲과학기술 ▲교육 ▲로컬 ▲복지 ▲안전 ▲인구 ▲일자리 ▲환경 ▲ESG

경제, 일자리, 사교육, 심지어 결혼까지···‘K’자형 양극화 심화

#K자형 성장은 국가 경제가 알파벳 'K'의 형태처럼 상향하는 쪽과 하향하는 쪽의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K자형 성장이 무엇보다 겉보기에 경제가 회복하는 듯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켜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이를테면 반도체산업 분야 수출 성장세가 그외 산업분야 수출 감소세를 가리고, 수도권 지역내총생산(GRDP) 상승세가 비수도권 GRDP 하락세를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K자형 양상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세대는 아마도 청년일 겁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사업, 기업의 은퇴자 재고용제도 등으로 시니어의 취업률은 상승하는 가운데,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 세대 실업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사회초년생보다 일 경험이 있는 ‘중고신입’(2025년 상반기 사회 이슈 키워드로 소개했었죠)을 선호하면서 신규채용의 문은 더욱 좁아진 데다, 각종 업무 현장에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 일할 자리가 크게 줄고 있습니다. 문제는 변호사, 회계사처럼 고난도 자격을 요하는 #전문직종에도 AX(AI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러하자 어렵사리 들어간 4년제 대학을 그만두고 전문대학에 입학해 산업현장 실무 기술을 배우는 이른바 ‘유턴 입학생’ 수는 지난 5년 사이 1.4배가량 늘었습니다.

#사교육 시장에서도 K자형 격차가 관찰됩니다. 지난해 초·중·고생 사교육비 지출 총액(27조5,000억 원)은 2024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월소득 800만 원 이상인 가정의 사교육비 평균 지출액(66만2,000원)은 300만 원 이하 가정(19만2,000원) 대비 3배 이상 많았습니다. #소득에 따른 K자형 격차 조짐은 혼인 건수 데이터에서도 포착됩니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소식이지만, 지난해 맺어진 신혼부부의 절반가량(여성 50.2%, 남성 46.5%)이 사무직이거나 전문직인 현실이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계약직과 경력 공백 등 불안정을 경험한 지방 청년일수록 결혼을 부모님 도움을 대신할 ‘안전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혼인 건수 데이터의 이면을 더욱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계속 오르는 물가, 계속 등장하는 인플레이션 신조어

이상기후로 인한 물가 상승 현상을 가리키는 ‘기후플레이션’, ‘히트(heat)플레이션’에 이어, 올해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유가가 급등해 각종 재화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워(war)플레이션이란 용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중동지역 석유 의존도가 높은 전 세계 국가들은 이를 계기로 더더욱 재생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게 됐는데요, 여기에 데이터센터 증설 등 전력 소비량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자력 발전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공론화에 부쳤던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탈원전정책을 재검토하는 모습입니다.

고유가 여파에 공공기관은 차량2부제를 시행하고 대중교통 할인 정책을 꾸준히 내놓는 등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 6개 도시에서 지하철(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승객이 늘어날수록 고민이 깊어지는데요, 이들 기관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가 1조4,875억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실 규모의 52.1%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무임승차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4년 4% 수준이던 고령화율이 21.2%(2025)로 높아진 만큼, 손실 규모를 줄이려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최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대신 70세 이상 시민에게 버스 이용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통과되기도 했는데요, 정년 연장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 영역에서 불거져온 ‘노인 기준 연령 상향’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계속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기후플레이션에 워플레이션까지 겹쳐 물가는 계속 오르는 가운데, 설탕이나 밀가루처럼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식재료 원가를 둘러싸고 주요 기업들이 담합해온 정황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죠.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적발 기업에 부과하는 과징금 기준을 대폭 높이는 강경책을 내놨는데요, 현행 매출액 대비 0.5%였던 하한 부과기준율은 10%로, 매출액 산정이 어려울 때 적용하는 정액과징금은 하한 1000만 원에서 20억 원으로 20배씩 올랐습니다.

불안한 미래세대, 사회적 안전망 더 탄탄해져야

안타깝게도 범죄·사고 관련 뉴스 가운데 아동·청소년이 핵심 피해자이거나 가해자인 사례들이 줄지 않고 있습니다. #청소년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도 그중 하나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생 5.2%가 ADHD 치료제, 식욕 억제제 등 의료용 마약류를 ‘비의료적’ 목적으로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흡연 경험 응답율(4.2%)보다 높은 수준인데요, 일각에서는 약사의 상담 없이 소비자가 별 제약 없이 진열대에서 직접 약을 골라 구입하는 ‘창고형 약국’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동학대 사건도 해마다 불거지는 이슈입니다. 해마다 약 41명이 아동이 학대로 숨지는 상황인데요, 이에 보건복지부는 병원 이용 이력이 없는 6세 이하 영유아 약 5만8,000명을 #전수조사해 학대 단속 사각지대를 선제 발굴하기로 나섰습니다. 영유아 시기에 병원 이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의료기관 미이용’을 핵심 위기 지표로 삼았다는 설명이 (지표 설정에 진심인) 트리플라잇의 눈길을 더욱 끌었는데요, 앞으로 문제 상황의 특성에서 출발한 질문과 해결책으로 보다 효과성 높은 정책적 시도들이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지자체의 고립·은둔청년 지원 정책 관련 뉴스도 지난해 대비 부쩍 늘었습니다. 그만큼 청년의 사회적 고립·은둔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보는 관점이 확산됐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자발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고립·은둔청년 발굴 체계와 재은둔·고립을 예방하는 지속적인 추적 관리 체계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어서, ‘대응’을 넘어 ‘예방’을 향한 정책 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비수도권 지역, 더욱 살기 좋은 생활 환경으로 거듭날까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응급실 병상을 찾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른바 #응급실뺑뺑이를 막는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특히 기존에 이렇다 할 의무 조건이 없었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전담 인력과 병상 확보 기준을 신설해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려는 방안이 눈에 띕니다. ‘의대 정원’을 둘러싼 오랜 갑론을박 끝에 2027년 도입이 예정된 #지역의사제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대안입니다. ‘지역의사 전형’으로 입학한 의대생은 의사가 된 뒤 최소 10년은 지역에서 일해야 하는데요, 이들이 의무 기간인 10년을 채운 후에도 지역·필수의료 현장에 남을 수 있게 하려면 정주 여건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는 제언은 간과해선 안될 과제로 읽힙니다(참고로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 인프라 강화 솔루션에 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시다면, 트리플라잇과 에이치지이니셔티브가 함께 펴낸 「투자사를 위한 사회문제와 산업 분석 리포트(Issue to Investment)」의 제 3편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요양시설이 아니라 ‘살아온 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통합돌봄 서비스도 오랜 논의 끝에 마침내 실시됐습니다. 현재 통합돌봄으로 제공되는 30개 서비스 가운데 핵심은 환자가 집에서 의료진에게 진찰, 치료,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방문 진료’인데요, 고령인구 상당수가 요양시설에서 생애를 마감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커지는 만큼, 지역사회의 의료·돌봄 인프라를 연계해 살던 집에서 각종 의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입니다. 다만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인 재택의료센터 422곳 중 군(郡) 단위 지역 소재 21곳이 운영 시작 2주 만에 전담 인력 퇴사로 서비스를 중단한 점은, 지역 내 의료진·사회복지사 등 필수 인력 유지·확충이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줍니다.

비수도권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기업들도 ‘통 큰’ 투자에 나섰습니다.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10대 대기업 총수들은 정부의 정책에 맞춰 앞으로 5년에 걸쳐 약 270조 원을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들 기업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반도체 설비·AI 등 첨단·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투자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슈 영역 전반에 스며 있는 키워드는 단연 ‘AI’… 우리는 AI의 ‘진짜’ 임팩트 잘 정의하고 있을까

올 상반기에 트리플라잇 구성원들이 수집한 1,000여 건의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단연 ‘AI’입니다. 경제, 일자리, 교육, 안전, 환경 등 11개 영역 전반에 걸쳐 AI와 관련된 이슈가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그만큼 AI가 우리 사회에 매우 빠른 속도로, 매우 넓은 범위에 스미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한편, 고도로 발전하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의도와 명령을 벗어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앤스로픽이 #신형 모델 '미토스'가 전 세계 은행과 전력망, 정부 시스템의 결함을 찾아내 공격하는 능력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공개 범위를 제한한 것은 이러한 위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일 겁니다. 글로벌 빅테크기업과 보안업계는 AI 에이전트의 신원 보증과 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마련하고 있지만, 인간이 왜, 어떤 목적으로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AI 세 줄 요약’에 익숙해지면서, 긴 글을 집중해 읽을 때 향상되는 #문해력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하는 이유입니다. 2024년 OECD의 ‘국제 성인 역량 조사(PIAAC)’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6~65세 국민의 언어 능력 평균 점수는 249점으로 OECD 평균(260점)보다 11점이나 낮습니다. 지난해 서울 거주 고등학교 1학년 중 문해력이 ‘기초 미달’인 학생(13.8%)은 2024년 대비 6.8%p 늘고 ‘우수’인 학생(42.3%)은 0.9%p 줄었다는 조사 결과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읽고 쓰고 생각하는’ 역량을 더욱 우려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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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번 콘텐츠는 AI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오롯이 트리플라잇 구성원들의 집단 지성으로 작성됐습니다. 이슈와 솔루션 전문 조직으로서 짚어야 할 신문 기사들을 매주 일일이 수집하고, 이것들을 반기마다 영역별 키워드로 정리·분석하는 고달픔(?)을 자처하는 이유는 ― 역설적으로 AI 시대이기에 트리플라잇만의 인사이트를 정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상을 넘어 현실을 파악하고, 숫자를 넘어 스토리를 읽어내 ‘진짜’ 이슈와 솔루션을 탐색하는 관점을 고도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끝까지 집중해 읽어주신 (문해력 상위👍) 여러분께 감사를 보내며, 올 하반기에도 트리플라잇의 관점으로 수집하고 분석하고 엮어낸 사회 이슈를 펼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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