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은 기업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파도라고들 말합니다. 기업들은  거센 파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ESG 지표를 알고,  ESG 데이터를 관리하고,  ESG 평가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ESG 공시 기준이 마련되면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지요. 지난 6월 ISSB는 IFRS S1(지속가능성 공시 일반 요구사항), S2(기후변화 공시 요구사항)를 최종 확정해서 발표했으며, EU 집행위도 7월 ESRS First Set 공시를 확정했습니다. EU 회원국은 18개월 이내 자국 법률에 CSRD(기업 지속가능성 공시 지침) 내용을 반영하고 시행해야하며, 2025년 1월부터 NFRD(비재무정보공시지침) 의무 공시 기업은 ESG 정보를 CSRD에 따라 공시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기업이 ESG 경영을 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ESG 등급에서 ‘매우 우수’ 혹은 ‘A+’ 등급을 받으면 지속가능한 기업일까요? ESG 등급에 대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작년 카카오페이 먹튀 사태로 그룹의 최고 경영자까지 물러나게 된 카카오는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경영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고,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슈가 된 네이버도 2021년 KCGS ESG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획득했지요.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ESG 평가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UNRISD에서 제시한 ESG 평가 방법론의 등장

UNRISD(유엔 사회개발연구소)는 현재의 ESG 지표는 기업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점진적인 성과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만, 해당 기업이 지속가능성이 어느 수준인지 의미있게 평가할 수 있지 않다고 봤습니다. 그리하여 UNRISD는 2018년부터 UN의 2030 SDGs와 관련해 경제 주체의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SDPI(Sustainable Development Performance Indicators)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 5월에는 온라인 무료 플랫폼(sdpi.unrisd.org)을 공개했습니다.

SDPI는 Tier1(추세 지표 20개), Tier2(맥락 기반, 전환적 지표 41개) 등 총 61개 지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DPI의 특징은 ▲장기간 추세 측정(5년) ▲맥락적 지표 제시(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준) ▲전환적 지표(고착화된 생산 및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구조적 변화) 제시 ▲세분화된  분류별 지표 측정 제시(직급별, 연령별 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 임금 및 복리후생과 관련된 지표는 정규직, 비정규직 등 고용 유형과 성별로 분류해 수익 대비 각각의 복리후생 금액의 비율을 공개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특징적이고,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임계치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물 사용량은 어느 정도가 지속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작년보다 줄이기만 하면 될까요? 기업 활동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지구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 있지는 않을까요? 유사한 개념으로, 넷제로(net-zero)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0’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표준이 되고 있지요. 기업들은 앞다투어 넷제로를 선언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SDPI는 이 개념을 주요 철학으로 내세웁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에 대한 지속가능성 임계치도 ‘조직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0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제시하고 있지요. 다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목표에 대한 산식을 제시해, 이를 평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 지표를 한 번 살펴볼까요? SDPI는 조직 내 남성과 여성의 평균 보수 차이는 3%를 초과할 수 없다고 보고, 이를 넘어서는 범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 [한겨레]SDPI 지표를 적용해 분석한 글로벌 IT 기업의 성과

SDPI에서 발견한 임팩트의 의미

지난 11일에 열린 2023아시아미래포럼에서 SDPI를 본격적으로 접했을 때, 매우 반가웠습니다. 기존 ESG 평가로 지속가능성을 말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트리플라잇이 견지하고 있는 철학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된 것이기에 접근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평가 방법론의 한계로 인해 본질적인 부분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트리플라잇도 지속적으로 ESG 임팩트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트리플라잇이 외부에 공개한 첫번째 결과물은 각 기업별 3년간의 추세를 시각화해 ESG 임팩트의 방향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데 방점을 뒀습니다. 또한, ESG 지표 중 E와 S 핵심 지표를 선정해 지표별 달성도의 차이를 읽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당시에도 가장 큰 어려움은 표준화된 공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 10대 산업군별 ESG IMPACT 분석

SDPI는 지속가능성 임계치를 공개하면서,  각 지표별 임팩트의 기준을 어느 정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기준에서 개발된 임계치이기에 국내에서 적용할 때는 한국적 맥락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결국 ESG 평가도 기업이 지속가능한지 혹은 아닌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임팩트 관점으로 해석하면, ESG 평가가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높이고, 부정적 영향을 낮추는 시금석으로 사용돼야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ESG라는 거대한 파도 속 길을 밝혀주는 등대를 찾으셨나요?

아래 버튼을 통해 리포트를 다운로드 하세요. 감사합니다! 
리포트 다운로드
이름, 이메일 주소, 체크박스를 다시 확인해주세요!
No items f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