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란 ‘바람직한 상태와 현실의 간극(Gap)’을 말합니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것이 바로 사회문제 해결이며, Gap이 큰 문제일수록 해결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투입이 증가하게 됩니다. 다양한 주체 및 기관들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죠. 또한 ‘함께’ 줄여가는 Gap의 크기 만큼, 변화의 폭도, 이를 통해 나타나는 임팩트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공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어려운 한계들이 참 많습니다. 일단 비슷한 고민을 하는 기관을 알기도, 만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부족한 자원 속에서 고군분투 하느라, 협력을 위한 고민과 시도를 해볼 엄두가 나질 않죠. 트리플라잇이 올해 청년재단과 함께 결성한 ‘임팩트 커뮤니티’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먼저,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전국의 비영리기관들을 발굴하고, 총 21개 조직 32명의 대표 및 실무자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매달 현장에서 경험한 고립·은둔 청년의 사례들을 공유하고, 서로의 자원과 역량·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눴습니다. 각 기관의 역할과 노력이 더해질수록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변화가 확장될 수 있다는 공감과 기대 덕분이었습니다. 🔎임팩트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
트리플라잇은 각 기관들이 임팩트 관점으로 조직 및 사업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임팩트 교육 및 워크숍을 진행하고, 특히 임팩트 내재화 니즈가 높은 5개 조직을 선발해 가이드 멘토링(Guide Mentoring)을 시도했습니다. 무브유어마인드, 사단법인 공감인, 커리어투어,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 청년재단 등 5개 기관과 함께 조직 및 사업의 임팩트를 정의하고, 미래 전략 방향을 도출했습니다. 특별히 이번 가이드 멘토링에서는 각 기관의 존재이유(Purpose)와 강점(Strength)을 임팩트 중심으로 정의하는 ‘임팩트 브랜딩(Impact Branding)’을 진행했습니다. 이번호 블로그에서는 임팩트 커뮤니티와 함께 지난 3개월에 걸쳐 진행된 임팩트 브랜딩 과정의 내러티브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대다수 기관이 사업의 성과를 당장 측정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사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임팩트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면, 기관의 목적(WHY)과 연결되는 핵심 지표(Core KPI)를 설정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만의 핵심 성과 역시 제대로 측정되긴 어렵겠죠. 🔎한 단계 도약하는 임팩트 관리 전략
이에 트리플라잇은 청년재단과 함께 임팩트 커뮤니티를 총 2년 과정으로 설계했습니다. 1차년도인 올해는 각 기관이 임팩트 정의를 통해 목적 및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임팩트 브랜딩 프로세스를 진행했습니다. 2차년도는 이렇게 도출된 변화이론(ToC)을 기반으로 핵심 지표를 직접 측정하는 과정으로, 내년에 연이어 진행될 예정입니다. 🔎임팩트 측정에 변화이론 200% 활용하기
5개 기관과 함께한 가이드 멘토링은 총 3회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트리플라잇 멘토와 각 기관의 전직원(또는 해당 사업팀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고, 사전·사후 과제 및 점검을 통해 3개월간 서로의 공감과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1회차 멘토링에서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변화상(Impact)’을 정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회차에선 이러한 임팩트를 위해 달성돼야 하는 성과(Outcome)와 결과(Output)를 단계별로 구체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사업 및 활동과 임팩트-성과-결과의 인과관계를 점검하며 변화이론(ToC)을 도출하고, 이러한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는 미래 전략 방향성을 함께 도출했습니다.
가이드 멘토링 과정에 참여한 기관들은 “기존의 모호했던 기관 및 사업의 임팩트가 훨씬 뾰족하고 명확해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전직원이 매주 회의를 이어가거나, 8시간에 걸친 릴레이 워크숍을 통해 임팩트 정의를 정교화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변화이론에 맞춰 조직의 미션을 재정립하고, 전략 방향을 새롭게 수립한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직원들과 함께 변화의 경로를 그려가는 여정은 조직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가치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지난 3개월은 멘토링 과제로 제시된 핵심 질문들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어요. 저희 사업의 본래 목적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자립’이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 ‘반드시 ‘자립’을 해야하는가?’, ‘진정한 자립은 무엇인가?’, ‘우리 사업을 통해 자립이 가능한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두고 회의를 거듭하면서, 우리가 본래 원했던 변화상은 ‘청년이 자신만의 방식과 속도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사업의 임팩트가 명확해지니, 내년도 사업의 방향성까지 더 구체화됐습니다.” -청년재단 진보라 매니저
“변화이론을 도출하기 위해 수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해온 일들이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표정이 좋아졌어요’, ‘웃음이 많아졌어요’와 같은 기존 지표를 ‘회복탄력성’에 기반한 정량적 지표로 구체화할 수 있었어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미션을 향해, 임팩트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미션을 재정립하는 전직원 워크숍도 진행하게 됐고요. 앞으로 미션과 임팩트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려고요.” -사단법인 공감인 오혜민 PM
많은 조직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느라, 본래의 목적과 고유의 색깔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지 못하니, 핵심 성과를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이해관계자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트리플라잇이 많은 조직들과 임팩트를 정의하면서, 존재이유(Purpose)와 차별점을 함께 재정립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는 이유입니다.
이번 임팩트 커뮤니티의 가이드 멘토링에서도 기관 고유의 정체성과 본질을 찾아가는 ‘임팩트 브랜딩’ 과정에 공을 들였습니다. ‘고객 및 이해관계자가 바라보는 우리 기관의 이미지는 어떠한지’, ‘우리가 추구하는 기관의 모습은 무엇인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수립했습니다. 각 기관만의 강점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고, 이렇게 발견된 기관의 정체성 및 본질을 변화이론과 브랜드 콘셉트에 반영했습니다.
임팩트 커뮤니티 멤버들이 가진 공통의 고민은 ‘우리 기관을 설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자료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서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해결해온 만큼, 대다수 비영리기관의 규모나 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트리플라잇은 가이드 멘토링의 과정을 담은 ‘임팩트 브랜드북(Impact Brandbook)’을 기획 및 제작했습니다. 각 기관이 주목하는 사회문제, 접근 방식(Approach), 솔루션, 핵심 키워드, 변화 사례, 주요 성과 등을 함께 담았습니다. 기관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임팩트를 공통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우리 기업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귀한 소개자료가 만들어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임팩트를 고민하면서 조직원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단어라도 서로의 생각과 중요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장기간에 걸친 회의를 이어가면서, ‘청년들이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임팩트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음을 체감했어요. 변화이론을 기반으로 우리의 현재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려 합니다.” -무브유어마인드 강규희 매니저
“7년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목표와 방향이 달라지곤 했어요. 이번에 임팩트를 정의하면서 우리 조직의 목적이 보다 뚜렷해졌어요. ‘청년들의 방황의 시간이 지지와 존중 받는 세상’으로 임팩트를 정의하니 단계별 사업 방향성도 잡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우리 회사를 더 명확하게, 적극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커리어투어 김재홍 대표
“직원들과 한 자리에 모여서 생각을 쏟아내고, 드러내고, 받아내고, 표현하면서 우리 기관의 정체성을 다시금 발견하게 됐어요. 우리가 꿈꾸는 변화를 정의하면서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힘과 의지가 생겼습니다. 올해 기관 브로셔를 제작하고 싶었는데, 임팩트 브랜드북 덕분에 더 많은 기관에 협업을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김옥란 센터장
지난 11월 30일에는 1차년도 임팩트 커뮤니티를 마무리하는 성과 공유회가 열렸습니다. 8개월간 함께한 기관들이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사업과 임팩트를 회고하는 자리였습니다. 가이드 멘토링에 참여한 5개 기관은 임팩트 정의 및 브랜딩 과정에서 배운 점과 고민사항을 아낌없이 공유했습니다. 전직원이 함께 모여 치열하게 임팩트를 고민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내년에 이어질 임팩트 측정 과정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임팩트 커뮤니티란 이름처럼, 지난 8개월간 멤버 기관들간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협력도 이뤄졌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고립·은둔 청년들의 사례와 해결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청년의 고립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토론회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각 기관에서 제작한 고립·은둔 청년 관련 굿즈 및 상품을 함께 나누고,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서로 협업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세션이 마련됐고, 청년재단은 내년 이러한 협업 프로젝트 비용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임팩트 교육 및 워크숍을 통해 커뮤니티 멤버들의 임팩트에 대한 이해도 역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전·사후 설문조사 결과, ‘임팩트 이해도’ 점수가 2.67점에서 4.22점으로 1.56점(5점 만점) 상승했습니다. ‘담당 사업의 목표와 성과(임팩트)를 타인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기관은 25%에서 89%로 증가했고, ‘협업 기회를 모색하거나 사업적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기관도 35%에서 89%로 많아졌습니다.
2024년 임팩트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도출한 변화이론을 기반으로, 기관별 핵심 지표 설정과 임팩트 측정이 진행됩니다. 이러한 측정 결과를 담은 임팩트 리포트도 함께 기획 및 제작될 예정입니다. 트리플라잇은 이처럼 공통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관들이 함께 만드는 변화를 지원하며, 지속적으로 임팩트를 확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