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100대 기업 사회공헌 지형도 : 가족

데이터 인사이트
2025-05-30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임직원의 조직 소속감, 사회적 책임감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이 택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유형이 '임직원 자원봉사'인데요, 캐나다의 기업 CSR 전략·관리기업 Benevity가 미국·영국의 기업 리더(부사장, C-level, 임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2025) 결과 응답 기업의 44%가 “임직원 자원봉사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더 보기 : 글로벌 기업의 임직원 자원봉사 트렌드

임직원 대상 자원봉사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나누고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인데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트리플라잇은 국내 100대 기업의 임직원 가족 참여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함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분석 결과 임직원 가족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 특성을 비롯해 장애인, 환아 등 취약계층 당사자를 돌보는 가족을 지원하는 사업 등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의 흥미로운 트렌드가 포착됐습니다.
*트리플라잇이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2023-2024 지속가능성보고서, 공식 웹사이트 및 SNS,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구축한 ‘100대 기업 사회공헌 DB’에서 핵심 대상이 ‘가족’인 54건을 분석한 것임

100대 기업 가족 관련 사회공헌 비중 1위 ‘임직원 가족 봉사’

분석 결과, 국내 100대 기업 사회공헌 중 ‘가족’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전체의 약 5.9%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과반(51.85%)이 ‘임직원 가족 참여 자원봉사’였고, ‘취약계층 당사자 가족을 직접 지원하는 사회공헌’이 33.33%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밖에 ‘가족의 소통·회복을 위한 프로그램’(5.56%)과 ‘가족의 가치에 관한 인식개선 캠페인(3.70%)’도 눈에 띕니다. 초등학생 자녀와 부모가 게임을 매개로 소통하며 가까워지도록 돕는 콘텐츠 개발과 사례 연구 등을 하는 넷마블, MZ세대를 겨냥해 과거 주6일제 시절 하루 뿐인 휴일에 온몸으로 자녀와 놀아주던 부모님의 사랑을 재조명하는 ‘엄마 아빠 갓생(God生)’ 캠페인을 진행한 정관장 등이 그 예입니다.

임직원 가족 참여 봉사 트렌드 키워드는 ‘기후·환경’

그렇다면 가족 테마의 사회공헌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임직원 가족 참여 자원봉사’는 주로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을까요. 크게 ▲가족과 함께 기부 물품을 제작해 전달하는 핸즈온(Hands-on) 봉사 ▲기후·환경 관련 봉사·캠페인 ▲농촌 지역 활성화 봉사 ▲자선 행사·기부 챌린지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이 중 핸즈온 봉사(45.16%)와 기후·환경 관련 봉사·캠페인(41.94%)이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

핸즈온 봉사의 경우, 현대해상과 삼성에스디에스처럼 임직원 가족이 직접 기부물품 키트를 구성·포장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하나금융지주처럼 임직원 가족으로 꾸려진 ‘하나사랑봉사단’이나 임직원 배우자 중심의 ‘가족사랑봉사단’ 등 봉사단체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환경보호 봉사활동이나 기후위기 인식개선 캠페인은 임직원 가족 참여형 사회공헌 트렌드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는 유형인데요,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새집을 만들어 설치하거나 비치코밍(해변에 떠밀려온 표류물이나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삼성카드, 수달 서식지 보호 시설을 보수하는 현대건설 등이 그 예입니다. OCI와 미래에셋대우처럼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봉사활동도 두드러지는 사례입니다. 이밖에 일상에서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형 캠페인도 주목할 만한데요, HD현대오일뱅크는 1억 원 모금을 목표로 임직원 가족들이 한 달 동안 총 1억 2천만 보를 걷는 ‘Green Walk, Together’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취약계층 당사자 ‘가족’에 주목하기 시작한 기업들

이번엔 ‘가족’을 주요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현황을 살펴볼까요. 여기서도 ‘임직원 가족’(55.66%)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비중이 가장 컸는데요, 앞서 살펴본 임직원 가족 참여형 봉사·캠페인 외에 문화예술 공연· 행사에 임직원 가족을 초대하는 등 임직원의 ‘가족 복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이 많았습니다.

임직원 가족 다음으로는 장애인, 환아 등 ‘취약계층 당사자 가족’(40.74%)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기업들이 당사자를 지원하는 사회공헌에 주력해왔다면, 사회적으로 ‘가족 돌봄’ 이슈가 부상함에 따라 점차 당사자를 돌보는 가족을 직접 지원하는 사회공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기업사회공헌이 주목한 당사자 가족으로는 ‘환아 가족(31.64%)’과 ‘장애인 가족(27.27%)’이 가장 두드러졌고, 다문화 가정(13.64%), 소방관 가족(9.09%), 참전용사 가족(4.55%)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당사자 가족 대상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주요 테마로는 ‘쉼/여행’(36.36%)로 가장 많았고, ‘신체/정서적 건강’(22.73%), ‘소통/회복’(18.18%)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기업들이 돌봄 노동에 지친 가족 구성원의 몸과 마음을 보살피고 가족 관계를 돈독히 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당사자 가족 유형별로 사례를 살펴보면, 에쓰오일은 장기 병원 치료로 지친 환아 가족의 정서적 유대와 쉼의 시간을 마련하는 ‘햇살나눔 캠프’를 진행하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환아 부모의 병간호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장애인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도록 특수 차량과 경비를 지원하는 ‘초록여행’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해상은 유아·특수교육 전문 교사가 방문해 보호자 대신 장애 아동을 케어하는 1:1 돌봄 지원과 예술 활동을 접목한 놀이교실로 구성된 ‘마음쉼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하이트진로는 순직 소방관 유가족에게 생계비 지원하고, 순직을 인정받지 못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유가족에게 소송비를 후원하고 있으며, LG전자는 2023년부터 3년에 걸쳐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 가족의 주거 환경과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LG희망마을’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흔히 가족을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라 표현합니다.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의 화합과 행복이 더 큰 사회의 결속과 평화를 이루는 근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갈등과 차별, 혐오와 분열이 더욱 깊어지는 만큼, 가족을 포괄하는 기업 사회공헌이 임직원 만족도 제고를 넘어 사회적 연결망을 회복하고 조직의 포용성을 확장하는 전략적 솔루션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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