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만에 가장 복잡한 지정학적·경제적 분열과 위기 속에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회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포스트 팬데믹’을 맞아 지난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이었습니다. 팬데믹 기간에 빈곤층으로 전락한 전 세계 인구가 1억 2,000만 명에 이르고, 식량 공급과 기후 위기가 커지는 등 특정 국가 혼자서는 풀 수 없는 난제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구의 뉴노멀을 선도하는 기업(Leading the charge through Eartrh’s new normal)’의 역할과 함께, 경계를 허무는 협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위기 속에서 글로벌 재단들은 지역사회, 정부 기관, 비영리단체, 임직원 등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재단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브랜드 가치 및 평판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재단(Foundation)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대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재단들은 시대상을 반영해 전략을 세우고, 보다 폭넓은 협력으로 임팩트를 확장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단의 설립 목적·미션을 연결하고, 역량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레고(LEGO) 재단은 ‘Learning Through Play(놀이를 통한 배움)’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2023년까지 연간 7,500만 명의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를 꾀합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의 부모, 교사, 보호자, 정책 입안자, 학계, 기업, 풀뿌리 NGO, 정부 등 모든 종류의 파트너와 협력해 놀이 학습 문화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네슬레(Nestlé) 재단은 ‘Good Food, Good Life’를 추구하는 기업 미션과 연계해 전 세계 영양 문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인텔(Intel)·다이슨(Dyson)·시스코(Cisco) 재단은 기술을 활용한 통합 교육과 솔루션 보급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분야 전문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재단을 통해 기업가정신과 에너지를 접목한 기술 및 취업을 지원하고, 관련 기업가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재단의 존재 이유가 명확히 정의되고, 미션·비전과 사업·활동의 연계성이 높을수록 지속적인 사회공헌으로 중장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재단의 명확한 목적 및 미션이 정의되었다면, 이와 연결되는 임팩트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재단의 사업 및 활동을 통해 사회, 환경, 미래세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높이려면 다음의 4가지 핵심 전략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재단들은 적극적인 자원 공유를 통해 이슈를 발굴하고, 다양한 주체들과의 소통 및 협력으로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를 찾기 위해서는 ‘진짜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재단들은 아이디어·지식·기술 등을 공유하고,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을 통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갑니다.
네슬레 재단은 ‘디지털 enLINK 라이브러리’를 운영합니다. 전 세계 주요 영양 학술지, 전자책, 글로벌 건강 데이터베이스를 볼 수 있는 인터넷 기반 도서관입니다. 저소득 국가의 영양 및 의학 분야에서 일하거나, 대학·연구소·기타 전문 기관에 소속된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됩니다. 네슬레 재단은 2003년 글로벌 의학 연구 플랫폼 오비드(Ovid technologies) 및 출판사 파트너들과 협력해, 전 세계 영양 문제를 함께 연구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다이슨 재단은 학생 및 교사들에게 제품 디자인 및 기술을 무료 리소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10년간 미국에 약 100만 명의 과학·공학·수학자 배출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고등학생이 일상적인 사물에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 프로세스 커리큘럼과 교사용 교재도 제공합니다. 레고 재단도 놀이의 학습 효과를 연구한 전문 학술 자료 및 아티클을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임직원 및 대중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인텔 재단은 임직원과 퇴직자가 자발적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합니다. 독창성, 잠재적 임팩트 등을 기준으로 선발해 최대 5,000달러의 프로젝트 비용을 지급합니다. 매년 10명의 파워 봉사자(Super Volunteers)를 선정해, 이들이 선택한 자선단체 및 학교 등에 2,500달러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최종 우승자 1명에겐 추가로 7,500달러의 기부금(프로젝트 비용)이 수여됩니다. 또한 슈나이더 일렉트릭 재단은 임직원과 은퇴자들이 전세계에 기술 공유, 멘토링 교육, 구호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Volunteer In’을 운영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니즈를 발굴하고, 주민들과 지역 전체를 변화시키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엔지니어링 및 항공 우주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 허니웰(Honeywell)은 지역의 문화소외 현상에 주목하고, 1941년 ‘Honeywell Arts&Entertainment’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재단은 ‘모두를 위한 예술,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는 미션을 기반으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인구 3만여명이 사는 작은 도시 와바시군(Wabash County)을 매년 수십만 명이 찾아오는 예술도시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지역의 특색과 문화를 살린 미술관, 극장, 정원, 드라이브인(Drive in) 영화관이 마을 곳곳에서 운영되고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립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기러 오는 여행자가 늘면서, 외부 방문객이 구매하는 티켓이 전체의 81%에 달합니다.
이러한 마을의 변화는 80년간 이어진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로 가능했습니다. 와바시군에는 마을 주민들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음악 강좌, 녹음 스튜디오, 실내악 강의, 문화예술을 접목한 교육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지역의 변화를 체감한 주민들은 자신들이 받은 혜택이 다음 세대에도 연결되길 바라며, 재단에 유산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기업·비영리기관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을 통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대응하고 시너지를 확산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IKEA 재단은 전 세계 147개 파트너와 협력해 빈곤과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 함께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생태계 보호를 위한 2억 6,000만 유로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해왔습니다. 또한 UN Live와 함께 전 세계 사람들이 기후 활동가, 정치인, 의사결정권자들과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며 해결점을 찾아가는 대화 포털 ‘Global We’를 운영하며 인식개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100명 이상의 이케아 직원들도 기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동참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경제적·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사회안전망이 악화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업이 사회, 환경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업 재단의 역량과 자원을 활용하며,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회공헌 임팩트 높이는 3가지 전략이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