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업이 완벽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미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슈&임팩트연구소 IM.Lab은 기업의 긍정적인 활동 이면에 감춰진 부정적 영향을 짚어보는 '두 얼굴의 기업'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첫번째는 세계 최대 석유 기업, ExxonMobil(엑슨모빌)입니다.
01. 전세계 온실가스 35%, 화석연료 기업 20곳이 배출
석유, 가스, 석탄 등의 끊임없는 개발이 오늘날 기후위기를 초래했다. 지난 2019년 미국 기후책임연구소는 화석연료 상위 20개 기업이 1965년부터 2017년까지 배출한 이산화탄소(GtCO2e)가 전세계 35%(4800억톤)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Chevron, ExxonMobil, BP, Shell, Total 등 5개 기업의 배출량은 전세계 10%를 넘어선다. 그러나 이들 5개 기업은 기후 변화 정책을 지연 및 차단하기 위해 매년 로비 자금으로 2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02.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슨모빌의 두 얼굴
"기후과학은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며, 불확실하고 쓸모없는 연구(Junk science)다."
최근까지도 지속된 엑슨모빌의 주장이다. 한때 시가총액 1위였던 이 기업은 오래 전부터 기후위기 논란의 중심에 있다. 기후변화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부정하면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을 개발 및 확산해왔다. 실제로 엑슨모빌이 기후변화를 부정하기 위해 지출한 로비자금은 연평균 486억원인 반면, 기후변화를 위한 브랜딩 비용은 연평균 664억원에 달한다. 최근 10년간 온실가스를 72억MT 배출한 반면, 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62조원을 투자하는 모습도 보인다. 두 얼굴의 기업, 엑슨모빌의 기후 대응 히스토리를 살펴본다.✔ 1963~1989
- Negative action : "엑슨모빌의 50년 계획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부 과학자들의 경고를 묵살하고, 연간 기후 연구비를 기존 11억원에서 1800만원으로 삭감했다. 대신 과거 흡연 위험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진들에게 기후 위험을 부정하는 연구비로 356억원을 지원했다.
- Positive action : 엑슨모빌은 1965년 석유 및 가스 자원을 발굴하는 3D 기술을 개발하고, 1976년엔 다목적 촉매를 사용해 메탄올을 옥탄 가솔린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발명했다.
✔ 1990~1999
- Negative action : 1989년 알래스카에서 원유를 싣고 떠난 Exxon Valdez 호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됐다. 37,000톤의 기름이 유출, 알래스카 750km 해상까지 오염됐고 정화 비용도 3조원에 달했다. 문제는 20년 후 조사에서도 10만 리터의 기름이 잔류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엑슨모빌은 적극적으로 기후 위험을 부정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기후과학은 불확실하다"는 언론 광고 게재와 정치 로비 끝에,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는 결과를 이뤄냈다.
- Positive action : 1980년 뉴저지에 환경건강 연구 시설을 설립하고, 1986년엔 한국가스공사와 계약을 체결해 LNG 공급을 시작했다. 한국 LNG 수요의 25%에 달하는 규모였다. 한편, 아시아 야생 호랑이 보호를 위한 펀드를 설립하고 연간 1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 2000~2020
- Negative action ① : 엑슨모빌의 전신인 StandardOil을 세운 록펠러 가문은 2008년부터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변화가 없자 8년 후 모든 주식을 처분한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 영국성공회, 뉴욕주 퇴직연금펀드 등도 온실가스 목표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엑슨모빌 CEO 렉스 틸러슨은 "기후변화를 위해 석유 사용을 줄이면 빈곤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최근 엑슨모빌의 2대 주주인 블랙록(BlackRock)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임원진의 재신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 밝혔다.
- Negative action ② : 지난해 美 뉴욕주, 매사추세츠주는 1970년대부터 기후위험을 알고도 묵인한 엑슨모빌을 고소했다. 이에 엑슨모빌은 "세금을 낭비하는 소송은 정작 기후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맞섰고, 이날 엑슨모빌 주식은 1% 가까이 하락했다.
- Positive action : 엑슨모빌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 연구·기술에 투자한 금액은 총 13조원으로, 약 4억M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 및 포획했다. 같은 기간 말라리아 연구 교육 및 치료를 위해 2012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3억개의 의료용 마스크 및 가운을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