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하는 조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임팩트 투자사, 비영리 조직 등에서 활동의 임팩트(사회적 성과)를 점검하고, 출자 기관인 LP와 기부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 시작한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입니다. 임팩트, ESG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또한 증가하면서 임팩트 리포팅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지는 추세입니다.
트리플라잇은 지난 2년간 100곳이 넘는 스타트업, 비영리 조직의 임팩트를 점검·측정하는 업무를 주로 진행했습니다. 일부 투자사와 공익 재단의 임팩트 리포트 발간에도 함께했습니다. 저희는 모든 임팩트 리포팅 과정에서 조직의 데이터 관리 수준에 맞춘 보고 수준을 산정하고, 임팩트 지표 설정 및 관리 체계를 먼저 정리할 것을 권장하거나 자문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자칫하면 임팩트 리포팅이 임팩트 워싱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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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에 저희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지난해 하반기 작업한 임팩트 리포트 결과물이 공개되었습니다. 2014년 7월 설립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금까지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223곳의 기업 가치가 총 3조 2000억원에 달하는 기술 창업 전문 액셀러레이터입니다. 이번 리포트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이하 블루포인트)가 2020년 6월 결성한 ‘블루포인트 사회혁신기술 PEF’ 운용 1년을 맞아 발간된 것으로, 블루포인트에서는 사회혁신기술펀드에 대한 임팩트 점검과 함께 인사이트를 나눠주기를 원하셨습니다.
블루포인트 임팩트 리포팅 자문 과정의 내러티브를 설명하면서, 운용사 혹은 액셀러레이터가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할 때 기억해야할 중요한 3가지 원칙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임팩트 투자사 혹은 운용 펀드의 '임팩트 렌즈'를 정리해야 합니다. 저희가 꼭 프로젝트 과정에서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투자를 통해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후변화, 사회적 불평등 해결 등 대부분의 임팩트 투자사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해당 문제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있어야 하며, 이를 비즈니스로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관련 내용은 대표자 및 구성원들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저희와 같은 제3자 기관 혹은 전문가의 관점과 질문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드린 질문을 통해 각 투자사가 더 뾰족하게 문제 의식과 전략을 세워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블루포인트 임팩트 리포팅 자문 과정에서는 운용사의 임팩트 렌즈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운용사에서는 SDGs를 기반으로 산업에 대한 접근 방식(Tech)과 목표(Mission)으로 재분류해 접근 방식과 목표를 모두 충족하는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고도화하는 것과 함께, 임팩트를 점검할 수 있는 투자 프로세스 원칙도 명문화하고 공표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제3자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임팩트를 정리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이나 운용 펀드가 창출한 임팩트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트리플라잇은 '기술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블포파의 투자 명제를 약 15만 건의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검해봤습니다. 분석 결과, 블루포인트가 설정한 소셜 미션 관련 뉴스 데이터는 모든 영역에서 연평균 증가율이 40% 이상으로 나타나 해당 문제들이 국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임팩트를 추구하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우리 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임팩트가 어느 수준인지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임팩트를 측정하고, 평가를 합니다. 하지만, 초기 투자를 하는 투자사라면 더 난감합니다. 임팩트가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생존이 우선인 스타트업에게 임팩트 관리나 성과를 요구하기가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먼저 투자 과정에서 임팩트를 지향하는 기업이나 창업가에게 투자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비즈니스와 임팩트를 쫀쫀하게 결합시키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임팩트 관리는 새로운 성장 기회 혹은 향후 비즈니스 리스크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블포파 임팩트 자문 과정에서 만난 포트폴리오사들도 그러했습니다. 저희와 함께 임팩트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도 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에 대한 리스크를 포착하고 이에 대비하는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임팩트 리포트를 눈에 띄는 숫자와 사람들의 적절한(?) 스토리가 들어간 리포트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왕왕 있습니다. 임팩트 리포팅의 목적은 임팩트를 점검하고 성과를 공유하며, 궁극적으로는 (이해관계자와) 약속한 임팩트를 달성하는데 에너지를 투입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기업 활동이나 포트폴리오사들의 사업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논리모델, 변화이론 등 다양한 임팩트 관리 도구(tool)가 있지만 관련 내용은 기업의 비즈니스나 임팩트 창출 수준에 맞추어 적용되어야 합니다.
▶조직의 임팩트 관리를 돕는 tool 확인하기 :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비영리 조직을 위한 임팩트 관리 워크시트
저희가 임팩트 리포팅을 컨설팅·자문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것이 성과를 보고하는 기업들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모든 기업이 성장 속도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임팩트를 창출하는 과정에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물론 대표님들의 임팩트 지향 수준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블포파 임팩트 리포트 과정에서도 평균 투자 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았고 초기 기업임을 감안해, 각 포트폴리오사들이 앞으로 달성할 임팩트 지표를 자문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1순위로 정했습니다. 현재 비즈니스 Value Chain 안에서 기업의 임팩트 요소를 찾아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거죠. 그리고 향후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면서 임팩트 관점을 놓지 않을 것을 기대하며, 기업의 대표님들에게 임팩트 관점의 청사진을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발간하는 임팩트 리포트의 컨셉을 'Impact Blueprint'로 기획했습니다.
그래도 여러 조직에서 임팩트에 대해 고민하고, 임팩트를 공유하는 리포트를 발간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임팩트도 고도화되고, 임팩트 관리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임팩트 리포트가 임팩트 워싱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ESG나 SDGs를 단순히 맵핑하여 리포팅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팩트 리포트는 기업의 홍보 책자가 아님을 기억해주세요.